대구·경북지역 탈북민 정착 돕는 튼튼한 디딤돌

[민간통일단체<1>]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

 

통일신문은 최 일선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민간통일단체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소통과 공감, 생활밀착형 맞춤형 지원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탈북민 지원에 앞장서는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대표 김병준 이하 공감)에 주목한다.

공감은 16년 동안 탈북민 정착의 영역에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끊임없이 해온 결과 800여명을 넘어선 탈북민들과 그 자녀들의 정착지원기관으로 성장, 전국적으로 모델이 되는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 가까이 더 진심으로 그리고 한결같이…탈북민의 행복과 안정적인 정착지원,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울려 더불어 사는 공동체사회를 꿈꾸는 단체가 있다. 대구하나센터(센터장 조재희)를 거점으로 소통, 맞춤, 생활밀착형 탈북민 정착지원에 힘쓰는 NGO단체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대표 김병준)이다.

 

‘대구하나센터’와 정신건강사업

공감은 100여명의 탈북민이 대구에 거주하던 2003년 6월 ‘북한이주민센터’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당시는 탈북민 입국자 수가 점차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였지만, 대부분의 정착지원은 일반 복지관에서 별도의 업무로 시작하던 시기라 단독기관설립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이후 기관은 2009년 하나센터시범센터로 지정됐고, 2010년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으로 사단법인명을 변경했다. 2013년 탈북청년들의 일자리와 탈북민과 지역사회 소통의 장을 관광과 교류에서 찾는 공감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탈북청소년들의 사회통합교육을 위한 주말학교 ‘발개돌이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반도 두 나라, 사람책도서관, 책읽기모임, 공감캠프 등 남북주민교류 사업을 통해 탈북민에 대한 시선을 시혜적 대상이 아닌 통일문화 강사로 친구로 이웃으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다는 평가다.

조재희 대구하나센터 센터장 설명에 따르면 공감의 사업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센터를 비롯한 탈북민 관련사업과 탈북민과 그 가족이 한국 사회에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문화를 창출하는 통일문화 사업이다. 이에 맞춰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사업 네 가지가 있다.

 

 

먼저 공감의 가장 큰 중점사업은 통일부가 지역적응센터로 지정한 하나센터다. 매월 하나원을 퇴소한 후 탈북민들이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은 하나센터담당자다. 대구하나센터 담당자는 탈북민을 하나원에서 대구로 인도 한 후 이틀에 걸쳐 지역사회 거주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지원한다.

대구하나센터는 개인의 욕구와 대구라는 지역의 특성에 맞춰 50시간에 걸쳐 초기집중교육을 진행하며 교육 이후에도 탈북민의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지역주민교류 사업으로 지역별 간담회, 남북통합 프로그램, 인식개선 프로그램 등을 진행함으로써 탈북민이 남한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진행된 탈북민의 신체·심리 안정을 위한 정신건강사업은 공감의 두 번째 중점사업이다. 탈북민의 경우, 탈북 과정과 중국에서 겪은 외상경험과 남한사회에서의 정착의 어려움으로 인해 심신으로 불안에 처해있다. 공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와 함께 ‘대구지역 탈북민 및 가족정신건강지원체계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정된 정착을 위해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발개돌이학교, 탈북청소년·아동 정착지원

공감의 세 번째 중점사업은 ‘발개돌이 학교’운영이다. 이 교육지원 사업은 탈북아동·청소년의 정착지원과 통일문화 사업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사업으로 공감은 작년 8월 발개돌이학교를 개소했다. 발개돌이는 북한말로 개구쟁이를 의미한다. 발개돌이학교의 전신은 2010년부터 상인동에서 남북하나재단과 삼성꿈장학재단의 지원으로 운영한 발개돌이공부방이다. 자녀의 야간보호를 통해 탈북민의 안정적인 취업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개소하였고, 해를 거듭할수록 아동·청소년교육에 전문성을 갖춰나갔다. 그러나 대구 내에서 탈북민 밀집지역이 점점 사라지고, 탈북배경 자녀의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지역자원을 활용한 복합적인 지원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공감은 발개돌이공부방을 정리하고 시내에 발개돌이학교를 개소했다. 여타 지역과 접근성이 더 좋아졌고, 지역기관과의 연계도 더욱 활발해졌다. 발개돌이학교는 탈북배경 아동·청소년들의 정착과 성장을 돕는 디딤돌학교(학습지원), 성장학교(심리·정서지원), 사회통합학교, 부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사회통합학교에서 올해 진행한 제임스메디슨 대학 영어캠프(JMU 캠프)는 남북한 청소년들 스스로가 통합을 경험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2주간 제임스메디슨 대학의 초등교육전공 강신지 교수와 원어민 학생 11명이 한국에서 영어캠프를 진행하였다. 본 캠프에는 탈북 및 남한출신 초·중등학생 60명이 참여했다. 두 학생그룹 모두에게 낯선 문화권을 주제로 캠프를 진행하자 두 그룹의 차이나 특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낸 탓에 캠프를 마칠 때는 눈물을 보이며 아쉬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남한학생들과 탈북학생들은 통합을 경험했다.

통일문화 사업은 2015, 2016년에 진행한 한반도 두 나라 강의와 2017년에 진행했던 사람도서관이 대표적이다. 2016년 한반도 두 나라는 북한의 삶과 문화를 주제로 총 7번에 걸쳐 진행됐고 140명이 참가하여 강의를 들었다. 북한과 탈북민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작년에 진행한 사람도서관은 탈북민이 ‘사람책’이 되어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소통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기획했다. 사람책을 만들기 위해 세 번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함께 목차와 제목을 만들었다.

그밖에 공감게스트하우스도 공감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공감사업단에서 출발한 공감게스트하우스는 탈북민의 정착지원을 넘어 다양한 구성원들이 삶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을 지향한다. ‘여행’을 세상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탈북민과 대구지역민, 국내의 관광객과의 만남을 통해 만남과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공감게스트하우스 오픈 후 사회적기업 형태인 ㈜공감씨즈가 설립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게스트하우스 3군데, 여행사, 번역, 국제교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공감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모두 한 꼭짓점으로 향한다. 사선을 넘어 힘들게 우리 사회에 온 탈북민 개인이 자신의 삶을 돌보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은 공감에서 진행하는 모든 정착지원사업의 목표인 것. 이를 위해 공감은 통일부, 대구시를 비롯한 민·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탈북민과 함께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한 적합한 지원은 탈북민의 삶에 직접적이며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강한 뿌리가 되어주고 있다.

이질감 넘어 공감…통일문화사업에 최선

또한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행복한 삶은 차후에 전입하는 탈북민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훌륭한 모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탈북민을 시작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효과로도 이어진다. 더 다양한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사회로 나아가면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행복과 안정감을 상승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조재희 대구하나센터 센터장은 이에 대해 “NGO로 대구에서 탈북민 정착지원으로만 일을 하는 것이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다. 이제는 긴 시간의 흐름만큼 지역사회도 우리 주민들도 친정같이 생각해 주는 것 같다”며 보람된 점을 소회했다. 이어 “처음 센터를 시작할 때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대구에 계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마음이었다. 16년 동안 많은 분들과 함께 살아왔고 많은 분이 떠나기도 했고, 아기가 청소년이 되었고, 청년이 장년이 됐다”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철학과 준비해 가는데 앞장

공감의 또 다른 목표는 통일문화 사업이다. 사회 내 존재하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시각 혹은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와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공감의 목표다. 이에 통일문화 사업은 남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다.

북한과 통일 이슈에 관해 불안함을 안고 사는 남한에서 이러한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긍정적이고 소망 찬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통일문화가 생성될 것이라고 공감은 기대하고 있다.

김병준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 대표는 “그동안 많은 긍정적 변화를 일궈왔다. 건강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 고향을 떠나 혼자 지내는 어른들, 그리고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탈북민에 대한 시선과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준 대표는 “우리 사회가 탈북민들의 삶에 대한 이해,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 그리고 통일에 대한 철학과 준비를 해 나가는 사회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신문 윤진석 기자38tongil@gmail.com